2012. 12. 26. 12:29ㆍ나가 먹는 이야기/서울에서 먹었당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건 바로 컵밥이라는 메뉴입니다.
뉴스나 기타 기사들을 접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은 모를 그런 신기한 길거리 음식이죠. ㅎㅎ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릇에 밥과 온갖 반찬들을 덕지덕지 얹어 파는 메뉴입니다.
보통 길거리 음식하면 떡볶이등 분식, 와플, 핫바등을 떠올리겠지만,
이곳 노량진에서는 지금 바로 이 컵밥이 대세입니다.
컵밥 이야기를 하기전에 노량진 이야기를 살짝 하자면, 할 이야기야 참 많군요.
노량진하면 저란 녀석 인생에 꽤나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많은 시간을 공유한 곳이기도 합니다. ㅎㅎ
지금은 노량진이 대부분 공무원 학원, 고시학원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제가 학생때 바야흐로 한 15년정도 전에는 대부분이 재수학원이었씁니다.
재수라;;;; 그것때문에 1년을 노량진에서 생활한 경험도 있고 ㅋ
고등학생때는 주말 수업을 듣고자, 주말은 이곳에서 살았네요.
아마 중3때, 처음 부모님이 이곳에 밀어 넣으셔서 시작한 생각이 살짝 떠오릅니다.
이후에 고등학생때는 마치 주말이면 학교처럼 다니고는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능률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는데, 띵까띵까 노느니 거기라도 다니는게 마음이 편했던 때였습니다.
(그렇다고 또 안놀고 다닌건 아닙니다. 노량진이 공부하기도 좋은데 놀기도 좋은 곳이라;;; ㅎㅎ)
당시만해도 한샘학원 정진학원 제일 학원등이 포진하고 있었죠.
재학생들 수업부터 시작해서 재수생들을 위한 공간까지 어마어마 했습니다.
일례로 주말에 주말반 등록하기 위해서 4시간 동안 줄을 서면서 기다린 기억이 나요.
당시만해도 학원강사가 꿈인 아이들도 생길때였습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사람들로 북적했죠.
<저 정도면 별로 좁은 것도 아닙니다. 실제 사람많은 강의실은 더 좁아요 ㅠ.ㅜ>
또 사람이 많은 만큼 장사도 잘되고, 흥했습니다.
오락실이나 비디오방이나 만화방, 떡볶이집, 까페, 술집 기타등등!!
근데 한순간 휘청. 상전벽해 같은 세상인지라 가격이 싸고 접근성이 편한 인터넷강의들이 대세를 이루게 됩니다.
메가스터디라고 하면 다들 아시겠죠? ㅋ
그리고 얼마후 노량진 재학생 강의반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재수학원만 조금 남아 있다가....
얼마안가 모두 공무원 학원등으로 교체되어 버립니다.
(뭐 공무원 학원도 예전부터 있긴했지만 이젠 대부분을 차지)
그리고 예전에 비하면... 사람들이 엄청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예전에 제가 아는 15년 정도 전이랑 비교할때고,
그래도 역시 사람은 많은 편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제가 중학교때 처음 다니기 시작한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15년정도가 지난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같은 메뉴로 장사를 하시는 핫도그 집입니다. 갈때 마다 옛 생각에 먹고는 하죠 ㅎㅎ
이런 흘러가는 세상속에서 먹거리들도 다양해지고 변해갔어요.
처음엔 핫도그 떡볶이 정도로 시작하다가,
닭갈비, 햄버거(천원에다가 콜라가 공짜, 한때 인기), 만두(이곳도 천원에 7개 엄청 싸서 인기)등등이 생겨나갔고,
핫바, 팬케익, 와플등등 새로운 메뉴들이 많아졌습니다.
※ 노량진 팬케익은 제가 좋아하는 곳중 하나인데, 최근 갔을때 보니 여기도 꽤나 오래 가더군요.
친구 말에 의하면 오가네 팬케이크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바로 컵밥!!
컵밥집들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그릇도 다르고 메뉴들도 조금씩 다르지만, 컨셉은 거의 비슷합니다.
(신기하게 길거리 쌀국수집도 있더군요. 아.. 신기할뿐 ㅎㅎ)
메뉴만 해도 뭐이리 많은지;; 고르기 헷갈리더군요.
결국 막 넣어주는건 비슷할텐데 ㅎㅎ
요 가게는 눈으로 보고 쉽게 고를 수 있게 앞에 잘나가는 메뉴들을 요렇게 올려놓았습니다.
저는 이왕 온거 싼것보다는 가장 푸짐한걸 먹어보자는 취지로 삼겹모듬을 선택!
이번에는 노량진에 모임이 있어서 여러명 친구들과 술한잔 하기전에 저녁으로 때우기 위해 들렸습니다. ㅎㅎ
걍 똑같은걸로 모두 통일입니다.~
날이 좀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길에 서서 먹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제가 들린 곳은 이곳인데, 요렇게 명함도 주시더군요.
저기 중에서 제가 먹은게 5번으로 3500원짜리~! 나름 가장 비싼걸로 골라봤어요 ㅎㅎ
저기 써있는 삼겹+비+돈+스+마요 는,
삼겹살 + 비엔나 소세지 + 돈까스 + 스팸 + 마요네즈 입니다.
이따 만나보시죠 ㅋ
뒷면은 요렇게 10회먹을 시, 1번 공짜!!! 이런 마케팅도 놓치지 않는군요 ㅎㅎ
"노량진 컵밥"의 위치를 알려드릴께요~! |
요기가 컵밥포차들이 몰려 있는 곳!
왼쪽 벽에 기대 먹는 사람들이 많아요.
뭐 호객행위도 없고, 천천히 메뉴보고 주문하시면 됩니다.
메뉴 고르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자 그럼, 본격적으로 컵밥 삼겹 모듬을 눈으로 먹어볼까요? |
짜짠 요녀석이 푸짐하게 나온 삼겹 모듬!
살짝 개밥 느낌이 없지 않지만;; 들어 있을껀 다 들어있고 맛도 꽤나 괜찮아요. ㅎㅎ
김치가 수북히 올라가 있고,
밑으로는 계란, 스팸등이 있습니다.~
뭐, 취향에 맞게 비벼먹으셔도 되고, 깨작깨작 한입한입 드셔도 되요.
저 마요 밑에는 맛있게 구워진 삼겹살이 보이는군요.
옥수수(자이언트킹)에 양념된 마요네즈는 밥 비벼먹으면 은근 맛있어요.
특히 삼겹살먹고 싶을때, 3000원 이내로 해결할라면 딱입니다. ㅎㅎ
집에서 구워먹거나 따로 가게 들어가서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지 말입니다. :)
옷,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고 있군요~.
완전 맛있게 보였습니다. ㅎㅎ
친구녀석은 싹싹 비비고 있군요.
그릇도 움푹 패여서 푸짐하게 들어있습니다.~
스팸이랑 비엔나 소시지등 다 들어있기는 합니다. ㅎㅎ
김치때문에 모양새가 조금 지저분해 보이지만서도~
완전 맛있습니다. 진짜 싸게 후딱 끼니 때우기에는 완전 딱이죠!
외국인들도 은근 보였습니다. ㅎㅎ
요 컵밥집 이슈 중의 하나가 바로 상권입니다.
싼 가격에 주변의 공부하는 학생들이 하도 잘 이용하기에 다른 일반 음식점들이 장사가 안된다는 것이죠.
걍 단순하게 경쟁력을 높이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가게내부에 입점해서 세랑 기타 권리금을 내면서 장사하는 곳이 가격면에서 따라가기 힘들단 말입니다. ㅠ.ㅜ
재미있는건, 바깥에 서서 먹더라도 싼 가격에 끼니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 곳 문화가 만든 현실이기도 합니다만, 분명 건물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피해보는게 현실이죠.
엄밀히 보면, 길거리에서 이렇게 장사하는게 합법은 아니니 말입니다.
그래서 기사들을 보면 말이 많고 민원등 이슈가 있었다고 하는군요.
결국 컵밥집에서 500원 가격을 인상하면서 어느정도 해결되었다고는 하지만, 근처 음식점들로서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지요 흠흠.
어떤게 옳다고 말하긴 어려운듯 합니다.
모두가 생계형이기에 배려를 해야하고, 적절히 타협해야하는데 현실에서 그게 참 힘들죠.
제가 갔을 때, 다들 장사 잘하고 있는걸 보니 어느정도 해결된거로 보이지만;;;
간판이나 찌라시들을 보면 "서서먹지 말고 들어와서 싸게 드시죠" 라든지 여러 말이 써있습니다.
그걸 보면 컵밥집 사람들은 뜯어내고;;
적어도 이곳 거주자들은 컵밥집 편인 것 같습니다.
간혹 글들에서 컵밥을 먹을 권리를 주장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뭐 이 면에서는 컵밥을 먹을 권리보다는 주변 음식점들의 피해가 더 우선된다고 생각은 합니다.
제가 쫑알거려봤자 해결될 일도 아니고;;;
걍 잘 협의해서 상생하는 노량진골목이 됬으면 합니다.
결론은.....
싸고 맛있다!!!!! ㅊㅊ
뉴스 기사로 4곳이 철거당했다고 들었는데,
딱 이 골목, 제가 먹었던 그곳이로군요.
제가 포스팅한 곳 아주머니들은 이 추운날씨에도 안에서 농성을 하고 계십니다.
저의 살짝 주관적인 입장을 밝히자면, 구청의 편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1) 일단 이미 1년전부터 자진철거를 권고해 왔으며,
2) 주변 상인들의 민원이 너무나 당연하고 타당한 것이라 부정할 수 없다는 것.
근데 저 위에 말고 구석에 있는 이곳에 붙여놓은 문구를 보면 조금 마음이 흔들리곤 합니다.
"언젠가는 어엿한 점포하나 갖고 세금 내면서 장사하는게 꿈입니다."
이부분은 정말 공감이고, 이사람들을 배려해야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그리고 밑에 써있는 문구들도 하나 같이 옳다고 생각되니 말입니다.
앞으로는 이곳부터 시작해서 다른 곳도 철거한다고 합니다.
어서 합의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군요. 일부는 컵밥 판매대신 핫도그나 기타 간식으로 판매품목을 바꿨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그런식으로 제대로 협의가 필요할꺼라 생각되네요.
구청에서도 최대한 배려를 하고,
이 곳에서도 [장사 잘되서 돈잘버는 컵밥]을 고집하지말고 품목변경등을 통해
서로 한발씩 양보하면서 같이살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합니다.
※ 돈잘버는 컵밥 : 요건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는데... 제가 본 글들에 의하면 컵밥 하루매출이 장난 아니더군요. 근데 제가 먹을때의 대충 퉁쳐서 계산하더라도 최소 200만원정도는 나올 것 같던데. 흠. 확실히 고생하시는거에 비하면 얼마 아닐지라도, 다른 포차에 비해서는 많이 벌듯 합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나중에 또 다른 해결책이나 협의내용 기사로 전해지면 또 이동네 한번 방문해서 사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 더 좋은 의견이나 제가 모르는 팩트, 다른 관점의 의견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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