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서편제. 감동의 물결속으로 빠져들다.

2010. 9. 29. 23:10잡다한 이야기들/영화와 연극 예술속으로


지난번에 WithBlog에서 뮤지컬 서편제를 리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선정되어서 뮤지컬을 보러가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뮤지컬은 RENT라는 뮤지컬을 2번정도 보고, 소극장에서 작은 규모의 뮤지컬을 보았는데,
이번 뮤지컬은 규모도 조금 크고 "서편제"라는 특이한 뮤지컬 주제라서 상당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서편제"는 판소리 기반이기 때문에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어떻게 조화가 이루어질까 상당히 궁금하고 기대되었습니다.


일단 한국뮤지컬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지나 감독의 연출과,
'내 마음의 풍금, 남한산성'의 조광화 감독이 극본 및 작사를 맡았으며,
음악의 '보고싶다, 애인있어요'의 윤일상,
'미스사이공'의 김문정 음악감독등 국내 최고의 스텝이 참여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공연장소는 종로 5가 쪽의 두산아트센터 입니다.


이쪽은 처음 가보는 공연센터였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큰 홀일꺼라고 생각했는데, 그정도로 크지는 않고, 중간정도 싸이즈의 홀입니다.
예술공간인 만큼 내부 디자인도 독특하고 깔끔했습니다.


이쪽으로 쭈욱 들어가시면 예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피아노 간판이 있습니다. ㅎ
연인들이 오면 꽤나 신기해 할듯 하군요!


간판도 멋지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공연 홀은 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희가 본 것은 R석으로 꽤나 앞쪽 가운데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럭키~


입구쪽에 있던 뮤지컬 서편제!!
이제 생각해보건데 저 모습, 하얀 바탕의 푸르면서도 청색의 느낌이 뮤지컬 내내 그대로 전해오는 듯 싶습니다.



아쉽게도 표 인증샷이 없네요 ㅠ.ㅜ; 지갑에 끼워두었는데, 없어졌습니다. 쳇.
요 근처에 백제정육점이라는 곳이 육회 맛집이던데, 육회를 맛보고 뮤지컬을 감상하였습니다.
(그곳 완전 맛있음!)

음, 그럼 본격적으로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전에 먼저 "서편제"라는 작품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죠 ^_^


서편제(西便制)는 철종 때의 명창인 박유전에 의해 창시된 판소리 유파의 하나이다.

광주·나주·보성·강진·해남 등지를 중심으로 이어져 왔는데 이 지역이 전라도 서쪽에 있다 하여 서편제라 일컬어지게 된 것이다. 서편제의 특징은 활달하고 우렁찬 동편제와는 대조적으로 가창의 성색(聲色)이 부드러우며 구성지고 애절한 느낌을 준다. 노래소리의 끝도 동편제와는 반대로 길게 이어져서 이른바 꼬리가 달렸으며 부침새의 기교가 많고 계면조를 장식하여 정교하게 부른다. 서편제의 창법과 잘 어울리는 창으로는 <심청가(沈淸歌)>를 꼽을 수 있다. 서편제의 명창으로는 박유전·김채만·이날치·정창업·김창환 등이 있다.

- by Wiki


위키에 보면 자세한 설명이 있군요. 실제 서편제에 나오는 창법을 들어보면 구성지고 애절하다는 느낌이 팍팍 오고, 꼬리가 이어진다는 느낌을 탁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 뮤지컬의 마지막에도 서편제의 창법과 잘 어울린다는 심청가가 나옵니다. ^_^~!

뮤지컬을 감상한후 위키를 보니 심청가와 잘 통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군요.

작품으로서의 "서편제"는 소설이 원작이고, 그후 영화로 만들어졌고, 지금은 뮤지컬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소설의 경우 이청준님이 집필한 '남도사람'(1976년~1981년)의 5편중의 일부이고, 그중 '서편제','소리의 빛','선학동 나그네'의 세편이 같은 소재와 주제로 연작 형태로 쓰여졌다고 합니다.


그 후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로 영화로 태어났고,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며 김명곤이 각색하였다. 주연으로 김명곤,오정해,김규철이 맡았다. 역대 한국영화사상 최다관객을 기록한 영화로 판소리와 한(恨)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 영화이기도 하다.
by Wiki



2007년 임권택 감독이 다시 천년학이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같은 감독이 10년이 지난후 다시 리메이크했다는 이유에서 여러 의미도 있고, 여러저러 말도 많더군요!!
당시 조재현씨가 동호역으로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재현씨가 유봉으로 나왔으면 정말 싱크로율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수능때 항상 나오던 지문이 소설 "서편제"에 대한 내용이어서 뮤지컬을 감상하기 전에 어느정도 정보와 내용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 아실듯)
개인적으로 문학작품전집등에서 직접 살펴본듯 하군요~!.
그리고 1993년 당시의 영화를 TV에서 본 기억도 뚜렷히 납니다.

어렸을적 집에 조그마한 고물 TV가 있을때, 침대도 없고 바닥에서 뒹굴면서 자던 어릴적에 새벽 1~3시 사이에 웅쿠리며 영화를 감상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새벽인데도 왠지 그 분위기가 전해졌던 기억이 나는 군요.

이 뮤지컬에서는 배경에도 한번 관심을 갖을만 합니다.
배경이 어떤 특수하거나 화려한 장치가 아닌 한지(?-정확하지 않음 ㅋ)로 움직이는 벽과,
무대 가운데의 원형으로 생긴 돌아가는 장치가 특이합니다.

더욱이 화려하거나 복잡한 무대 장치가 아니라, 따뜻하거나 상황에 맞는 조명으로 상황을 나타내곤합니다.


실제로 음악을 들으면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조명이 아니라 따뜻함까지 느끼게 됩니다.
조명과 음악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이렇게 한지 같은게 붙여져 있어, 동양의 멋이 묻어나고 조명빨을 더 잘받는 듯 하군요.
조명을 정말 잘 썼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가운데 원형으로 회전하는 장치.

극 특성상, 시간의 흐름을 묘사하거나, 거리를 이동해야하는 부분이 많은데, (특히 거리를 떠돌며 창을 하는 부분!)
그부분을 움직이는 원형장치 위에서 마치 걷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짜로 한정된 공간에서 영화처럼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기분이랄까요?

제가 이 뮤지컬에서 가장좋아하는 장면은 동호가 아직 나가기전에 유봉과 송화, 동호 이 세명이서 푸른 길, 좁은 길을 거닐면서 신명나게 판소리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송화가 뒷짐을 지면서 감질맛나게 판소리를 하는 부분은 언제봐도 좋습니다.
뒷짐지고 약간은 익살스럽게 판소리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너무 좋군요. 그리고 맞받아치는 상대방도 참 재미있습니다. 판소리의 맛이란 건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서편제"의 특징인 마무리 부분의 "에에~에에에~에에~에에" 하는 끝소리인데 이것도 정말 즐겨볼수 있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혹시 "서편제"를 못보시거나 사전지식이 없으신분은 인간관계도를 한번 보시고 가는 것이 꽤나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주요 인물은 동호와 유봉 송화의 관계랄까요.
뮤지컬에서는 동호가 [유봉이 동호 어머니가 죽을 때도 판소리를 했다.] 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동호 어머니가 죽기전에 판소리 한번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였다고 합니다. 동호가 아버지인 유봉을 싫어하는 이유가 그런 부분도 꽤나 차지 하는데, 유봉은 특유의 한을 키워주기 위해서인지 해명하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에서 느끼기에 송화와 동호의 사랑이 남녀간의 사랑보다는 그냥 누나 동생의 사랑으로 느껴졌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말이죠. - 그래서 위 표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별로 공감이 안갑니다.)

음 그럼 약간 결론 쪽으로 가볼까요^_^~
과연 서편제를 어떻게 뮤지컬로 승화시켰을까?

일단 저는 꽤나 좋은 평을 주고 싶습니다. 뮤지컬 내에서 단순히 판소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서양의 음악과 판소리와의 조화가 있었고 조명 및 북소리가 적절하게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습니다.
특히 북소리나 기타 음악이 녹음 된 것이아니라, 무대의 좌측 상단 부분에 있는 곳에서 라이브로 연주하기 때문에 또하나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소리(판소리나 팝, 가요등등)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춤가 동작으로 상황을 표현하려는 부분도 있었고, 그런 부분도 꽤나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특히 거의 후반부에 아버지 역인 유봉이 죽는 장면을 따로 언급하지 않고, 춤과 판소리로 표현했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애증의 대상이기도 했던 유봉의 죽음에, 송화가 한이 담긴 소리를 얻게 됩니다.
그 이후 부터 막이 종료될때 까지 실제 배우분께서 계속 우셨고, 무대인사할때까지 눈에서 눈물을 계속 흐르셨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볼때는 정말 눈물이 찡하고 감동적이 었으며, 작품속으로 뛰어든 기분이었습니다.
뭔가 공감한다는 기분일까요?

한(恨)이라는 한국만의 고유의 감정을 드디어 이해.. 아니 공감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사실 이 한(恨)이라는 것이 참 표현하기 어려운 한국만의 단어입니다.
영어로 하면 Sorrow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regret라고 하면 빼먹은 것 같기도 하고, resentment라고 하면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여러 의미를 포함하면서 상황에 따라 다르고 모든것을 아우르는 한국 고유의 정서적인 감정. 그것이 바로 한이 아닐까요?


제가 보러갔을 때의 캐스팅은 위와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송화역의 차지연씨가 너무나 인상깊고, 최고 였습니다.
주말에는 유봉역으로 JK김동욱씨가 나온다고 하는데 그것도 꽤나 기대되는 바입니다.

차지연씨의 뒷짐지고 넉살스럽게 연기하는 모습 너무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한 판소리라는 장르를 이렇게도 자연스럽고 감상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고나 할까요.

뮤지컬을 감상하고 나오는 길에 팜플렛과 음악CD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음악CD는 진짜 구입하고 싶었는데 아직음반은 나오지 않았는지, 아니면 매진되었는지 예약만 받고 있었습니다.

후에 나오면 정말 간직하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회상하고 싶어질 듯 싶습니다.
뮤지컬등을 보면 보통 CD를 구입하는 스타일인데(뮤지컬을 기억해내기 위해서도 하군요 ^_^),
요녀석도 꼭 소장하고 싶군요. 판매시작하면 바로 구입해야겠습니다. ^_^!


뮤지컬 서편제 홈페이지 : http://www.seopyeonje.com/main.asp
관심있으신분은 홈페이지 둘러보시고 공연 정보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최고의 뮤지컬이라고 소개시켜드릴 수 있습니다.~!

음악 및 그림 등 예술이란 건 참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필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평소에는 움직이지 않고 지루했던 느낌, 흔들리지 않던 감정도 이런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예술이란 건 참 필수적인듯 싶어요.

※ 잡담이었습니다. ^_^;;



<뮤지컬 서편제 티저영상!>
 


<뮤지컬 서편제 미니콘서트 - 소리공부(소리를 담자).>


초반에 유봉역의 서범석씨가 하시는 말씀~!

서편제는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노래라는 것이 처음듣다보면 그렇게 생소할수가 없어,
근데 계속 듣다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 그게 바로 서편제의 힘이죠.


라고 하시는데 완전 공감입니다.!!!
위 영상 소리공부는 뮤지컬 중에서 재미있었고, 즐겁고 흥미로웠던 부분!
"소리를 담자~ 소리를 담자~ 이부분이 너무 좋더군요.
제가 봤던 뮤지컬의 캐스팅들이라 전 그때의 기분을 확느낄 수 있었습니다. ㅋ



<뮤지컬의 초반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길을 가자.">


뮤지컬의 처음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노래로, 이 서편제에 대한 느낌을 강하게 남겨주는 곡입니다.
처음에는 CD 안사고 이 기분을 어떻게 느낄까 했는데, 유투브에 어떤 분이 올리신 것이 하나 있더군요.
맛배기로 느껴보시고, 서편제의 분위기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에 이곡이 나올때 얼마나 아쉬웠던지 ㅠ.ㅜ;
한참 감동에 젖어있을때, 이 차분한 음악이 저를 달래주었습니다.

저도 결국에는 그냥 길을 가는 것이겠죠. 참 의미심장한 노래기도 합니다.
이 포스팅도 이 노래를 찐하게 한번 듣으면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여건만 되신다면 정말 강추하는 뮤지컬로 뽑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