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천상병 시인을 추억하며, 인사동 전통찻집 귀천에 들르다.

2012. 6. 6. 08:48나가 먹는 이야기/차 한잔의 여유


요즘들어 가고 싶었던 곳을 하나 둘씩 다 둘러보게 되네요. ㅎㅎ

사실, 외국에 나가있던 친구녀석이 한국에 와서 여기저기 가고 싶다고 하는데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ㅋ

이날은 인사동 찻집이 가고 싶다고 해서,

찻집들 중에 제가 가보고 싶던 곳을 향했습니다.


이곳은 바로 귀천 이란 곳!



혹시 아실분은 아시겠지만, 귀천이란가 한편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엄청난 문학소년이거나,

시에 심취해 있는건 아니지만, 이곳은 예전부터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그냥 왠지 책한권 들고가서 편안하게 있다가 가고 싶은 그런 느낌이었을라나요?


이곳이 천상병 시인과 연관이 있는게 사연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고 천상병씨가 생전에 돈을 잘 벌어오지 못하였는데, 아내인 고 목순옥 씨가 찻집을 운영하면서 평생을 뒷바라지 했다고 합니다.

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고 천상병 시인이 고문을 받고 나오자 간호하고 돌보면서 결혼을 하였다고 하네요.


천상병씨가 돌아가신 후에도 목순옥씨가 계속 운영했지만, 2010년에 목순옥씨도 별세하셨습니다.

현재는 원하신 대로 같은 곳에 합장되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목순옥 여사의 조카가 운영하고 있으며 문인들이 가끔 찾는다고 하는군요.


제가 갔을 때도, 저희 일행과는 다른 포스를 풍기는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ㅎㅎ


[동백림 사건]



1967년 작곡가 고 윤이상씨, 이응로 화백등 예술인과 대학교수, 공무원등 194명이 옛 동독의 베를린인 동백림을 거점으로 대남적화 공작을 벌였다며 처벌당한 사건을 말한다고 합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67년 6.8 총선의 부정 의혹에 대한 비판 분위기가 확대되자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혐의가 미미한 사람에 대해 혐의를 확대하는 등 동백림 사건을 확대 과장했다고 합니다.

(2006년 1월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가 밝힌 결과.)

by Naver 지식사전


지금와서 보면 좀 뻔합니다. 언제나 정치적으로 자신들이 꿀리면 북북북 하며 외치는 사람들...

흠. 아무튼 고 천상병씨도 이 사건의 피해자였다니 ㅠ.ㅜ



위치는 인사동에서 쌈지길을 좀더 지나서 가다보면 우측으로 들어가는 골목에 위치합니다.~

찾아가려면 지도를 한번 확대한후 가셔야 하는데, 골목만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꺼에요!



요런 벽돌집에 귀천이라는 하얀 간판이 보입니다. :)



내부는 대략 이런 느낌. 저는 편안 느낌이 들었어요.

다음에는 소중한 사람이랑 와서 좀 오래 앉아 있다가 가보고 싶네요. ㅎㅎ



벽쪽을 보면 남아있는 고 천상병씨 사진들이 걸려있습니다.



또 한쪽에는 이렇게 시집들이 빼곡히 책장에 있습니다.

몇 권 저도 꺼내서 봤습니다.


사실, 귀천이란 시 귀절이 모두 생각이 안나서 말입니다. :)


차를 3명이서 한개씩 시켰는데,



요건 제가 주문한 오미자차~!

날이 더운지라 시원한걸로 주문했더니, 

옆에 앉은 친구녀석이 이런데서는 뜨거운걸 먹는거라고;;;


그런게 어디있냐며 저랑 다른 친구는 얼음 동동 올라간 것을 주문! ㅋ


오미자차는 달달하며 마시기 무난합니다. 너무 빨리 없어지는게 단점이라면 단점.

한번에 확 들이키고 싶지만 가격도 가격인지라 천천히~ ㅎㅎ



한과도 같이 먹어줍니다. :)



이건 금귤차!

금귤이.. 음 무슨 귤이지 했더니 낑깡이로군요 ㅎㅎ

상큼한 향이 퍼지는데 요건 아무래도 따뜻한것보다는 차가운게 제격일듯!



이건 모과차! 

처음먹어보는 건데, 이건 딱 은은한게 뜨겁게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ㅋ



이건 인사동에서 유명한 실타래! 쫀득하고 달달하기로 유명. 하나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ㅋ

이거랑 먹는 차도 괜찮은걸요 ㅋ



책도 하나 꺼내봤는데, 요렇게 귀천 시가 나오는군요.

마지막 귀절 소풍으로 비유한 이 세상. 이건 수능공부할때 좀 와닿았던 내용이었지요 ㅋ.

학생때는 참 좋아서 계속 기억에 남았습니다.



모과가 어떻게 들었나 보니까 요렇게 얇게 썰어져 있군요.

인터넷 찾아보니

저렇게 길쭉하게 썰어서 말린후, 꿀 등과 함께 차만들때 쓰인다고 합니다.


뭐, 인사동에는 이곳말고도 차파는 곳이 여럿있죠.

하지만 이곳도 꽤나 인상깊고 편안한 느낌이 좋은 곳이었어요.

자리가 좀 좁은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 또한 장점이겠지요~.


그럼 인사동에 들려서 생각나시면 차한잔 하고 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