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의 씁쓸하던 당시. 노동자 파업 그땐 그랬지...

2011. 2. 27. 14:03잡다한 이야기들/여기저기 떠도는 여행이야기


음, 이 포스팅은 상당히 예전부터 생각만 해왔고, 깨작깨작 사진을 찍어왔던 내용입니다.
포스팅을 할까말까도 꽤나 망설이다가, 한참 이슈가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는군요.

일단 포스팅을 시작하기전에 알아두셨으면 하는 점입니다.

현재 홍익대학교는 2011년 2월 20일을 기점으로 농성이 해제되었습니다.
Shinlucky 블로그는 정치적인 입장은 전혀 표명하지 않기로 한게 최초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 포스팅에서도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으로 2010년 말부터 불거진 노동자 파업과 용역업체, 그리고 홍익대학교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말은 줄이고 당시 학교의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봤습니다.
당시 여기저기 붙은 대자보들...

읽다보면 진정 어떤 것이 옳은지 헷갈리기 조차한 글들.
뭐, 사실 여러 방향의 입장들을 들어봐야 옳은 판단을 내릴수 있고, 자신의 가치관에 빗대어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정의내리기 마련이지요.

저도 저의 가치관과 상황을 바탕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논외로 하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이런 일들이 그냥 넘어가기보다는 나중에 전례를 위하여 기록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어찌보면 절실한 당사자들의 정말 힘든 시절인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혀질 수도 있는 일들..
나중에 홍익대학교 사람들이나 다른 학교의 재학생들이 당시 홍익대학교의 파업 현장을 되새겨 볼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고 싶군요.

※ 그런의미에서 당시의 대자보들 사진을 그대로 올립니다.


말 그대로, [그땐 그랬지..] 랄까요?

먼저 당시 농성시의 학교 모습을 볼까요?


2010년 12월달부터 파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사건이 발생된 계기와 시점은 저의 설명을 듣기 보다는, 잠시후 첨부될 대자보들을 직접 보시는게 나을 듯 합니다.

보시는 바와같이 학교에 가슴아픈 대자보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사진들은 2월달 초의 사진들입니다.


청소 아주머니들의 작업복이 널부러져 있는 모습. 홍문관 앞쪽인데 이렇게 걸려있는게 참 많은 의미가 내포된 듯 합니다.
저 옷을 입으면 허수아비가 된다... 묵묵히 청소하는 그들의 모습이 저렇게 반영된걸 까요


정문에는 학교단체 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 쓴 대자보들도 보였습니다.
이번은 특이하게 홍익대학교 학생회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다가 여기저기서 비난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면에는 이를 지지하는 분들도 있었지요.


홍익대학교가 비록 좁기는 하다만, 중앙쪽에 엄청나게 많이 걸려있는 대자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걔중에는 맞춤법이 틀린 글자도 많았는데, 어르신들이 직접 쓰셨다는 것이 보는 이의 마음을 더 자극하더군요.


추운 겨울 날씨라 그런지, 왠지 노동자분들의 가슴이 더 쌀쌀해 보입니다.

이제 신입생들의 입학식이라, 그전에 부모님들과 신입생들이 같이 학교를 오신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게되어 참 아쉽더군요. 더욱이 2월 중순은 졸업식이라, 전국에 있는 부모님들이 졸업식에 참석하시는데 이런 모습으로 4년동안 등록금을 내주신 부모님들을 맞이한다면 꽤나 서럽고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겠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졸업식 2일전에 협상이 타결되어 자체적으로 현수막등을 모두 걷어 갔다고 합니다.
협상 내용이 아주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평이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이제, 어머님 아버님들이 학교에서 농성하며 고생하지 않으셔도 되지 말입니다.

그럼 당시 학교의 중심부인 문헌관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잔뜩 메시지들이 붙어 있습니다.
당시 1층은 노동자분들이 점거한 상태였습니다. 학교의 주 업무를 보는 곳은 완전 점령이 당한 상태이지요.
그나마 학생처 쪽은 업무중이더군요.


미대 분들이 이런 저런 작품들을 만들어 놓으셨더군요. 이건 보기만해도 참 가슴이 메어지는 그런 그림이었습니다.


입구쪽에는 이렇게 초등학생들이 그려놓은 작품(?)들이 있더군요.
당시 기사화 될때,
초딩보다 못한 대학생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갑자기 떠오르는군요.
학교 내에 초/중/고등학교가 있는데 어디서 영향을 받았는데 초등학생들이 만들어 왔습니다.
아무래도 고생하시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가슴이 아파오는 모양인가 봅니다.


문헌관 내부는 이렇게 여러 메시지 &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미대에서 이런 조달도 있었군요.


그리고 여러가지 읽어볼만한 글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리고 1층에서는 침낭과 구호물품으로 하루를 보내시는 분들이 추위에도 이렇게 계시더군요.
이곳을 지날때마다 가슴이 아프더군요.

이제 마지막으로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대자보 입니다.
무언가 가치판단을 하고 싶으시면 확대하여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홍익대학교 총학생회 성명서>


<홍익대학교 서포터즈의 한마디>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의 한마디>


<총학생회장님에게 보내는 답사(?) 위의 글 옆에 붙어 있음>


<농성에 대한 홍익대학교의 입장>

이번 노동자파업의 이슈에는 홍익대학교 / 용역업체 / 청소 및 경비직 노동자 분들의 조합, 이렇게 크게 3집단이 있군요. 추가로 홍익대학교 학생회나 민주노총등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갑자기 뜬금없이 나온것 같지는 않고, 언젠가는 한번은 거쳐야할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사건이 발생하면 다같이 원만하게 해결해야하는데,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다가 몇 개월간 서로 힘들게 어떤 합의점도 찾지 못한 것이지요.

나이를 먹고 자라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겪다보면은 정말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못할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입장이 자신의 생계, 또는 가치관과 연관된 것이라면 절대 굽힐 수 없기도 합니다.

당시 사건을 통해서 제가 봐왔던 것은 말 한마디와 여론, 그리고 매스컴의 영향력입니다. 더불어 말과 사실이 어떻게 과장되고 와전되는지도 지켜볼 수 있었고, 생존을 발버둥치는 어쩔수 없는 그런 마음에 대해도 알게 되었네요.

자신이 생각하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것이 때로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알고 있는 진실이 이미 와전되어 전달된 것일 수도 있고,
다수가 옳다는게 정말 옳은 걸까하는 의문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러한데, 더 넓은 세계의 소식이나 정치권 소식은 얼마나 더 심할런지요.
결국 흔히 말하는 옳다는 것은.....
[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갖고 있는 정보 / 환경에 의해 판단되는 정의가 아닐런지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 근거를 들어 다른 의견을 갖은 사람을 설득시킬 줄 알아야지,
생각이 없는 사람이나 저급한 사람 / 교육 못 받은 사람등으로 치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잘못된 억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제 생각을 마지막에 정리하다 보니 결국은 회색분자가 되어 버렸네요. ;)

이제 마지막으로 결국 합의를 이끌어낸 문서를 첨부해보겠습니다.




음, 일단 이 문서는 공개용으로 배포되어있다는 전제하에 이렇게 첨부합니다.
혹시 문제가 생길시 연락주시면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협상내용등보다 중요한건 홍익대학교가 마지막 노사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군요.
보통 대학교에서 청소부나 일부 관리직은 용역업체를 통해서 고용하기 때문에 그런 이유도 있고, 그외에 민간한 이유도 있었겠죠.

이런 조건으로 결국 합의가 이루어 졌군요.
그나마 임금인상과 고용승계로 이전에 고생하셨고 2달동안 슬픔과 억울함에 잠기셨던 분들에게는 다행인 일이라고 봅니다.

다음부터는 이런일 발생시 학교/학생에서도 적극적으로 다같이 대책을 강구하는 그런날을 기대하며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